Q. 출산 후에 예전 몸무게로 돌아가고 싶은데, 한의원에서는 어떤 순서로 도움을 주시나요? 무작정 안 먹을 수도 없어서 고민이에요.
백록담한의원
최연승 대표원장
아이 낳고 하는 다이어트는 일반적인 체중 감량과는 가는 길부터 다르답니다. 진료실에서 조급해하는 산모님들을 뵐 때마다 제 마음도 참 안 좋은데, 그렇다고 무작정 굶어버리면 몸만 상하기 십상이죠. 일단은 어혈(瘀血, 몸에 고인 나쁜 피)을 풀어내 순환의 물길을 트고 기력을 채우는 일이 1순위예요. 그다음 비허(脾虛, 비장 기능 저하)를 다스려 떨어진 대사 기능을 끌어올려야 체지방도 건강하게 빠집니다. 내 몸을 아끼며 차근차근 단계별로 다가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 상세 답변
산후 다이어트는 '언제 시작하느냐'보다 '어떤 상태에서 시작하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진료실에서 뵙는 산모님들 중에는 출산 직후 부기가 빠지지 않아 어지러움과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또한 과거에 의욕만 앞서 무리하게 권했다가 시행착오를 겪은 적이 있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산후의 몸은 일반적인 다이어트 공식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한의원에서는 크게 4단계를 거쳐 체계적으로 도와드립니다.
우선 어혈(瘀血)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출산 과정에서 생긴 노폐물과 나쁜 피가 몸속에 남으면 순환을 방해해 부종이 심해집니다. 이를 먼저 걷어내야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됩니다.
그다음은 기혈(氣血)을 보충할 차례입니다. "살을 빼는데 웬 보약일까" 생각하시겠지만, 기운이 쇠한 산모님은 대사 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연료 없는 차를 억지로 돌리면 고장이 나듯, 기력을 먼저 채워야 지방도 원활하게 연소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비허(脾虛) 개선 단계입니다. 소화기인 비장의 기능이 약해지면 영양분은 흡수되지 않고 담음(痰飮, 몸 안의 노폐물 액체)만 늘어납니다. 이 담음이 살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화 대사 기능을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자분의 체질에 맞춘 본격적인 감량에 들어갑니다. 앞선 과정들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체지방 분해를 돕는 한약과 생활 교정을 병행하며 건강하게 체중을 줄여나갑니다.
무작정 굶기보다는 영양을 충분히 챙기며 신진대사를 서서히 높여야 요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고생해 본 경험이 있어 그 간절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합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저와 함께 차근차근 건강한 몸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