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남자가 서른 넘어서 여자친구 없이는 집 밖도 못 나간다는 게 제 스스로도 너무 한심하고 수치스럽습니다. 이게 단순히 제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정말 몸 어디가 잘못돼서 생기는 병인가요?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편도체가 과활성화되어 공포를 조절하지 못하는 신체적 불균형의 문제입니다. 자책보다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30대 남성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크시겠지만, 분리불안과 공황장애는 결코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과로로 인해 몸의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에서 발생한 공황발작은 뇌의 재난 경보 시스템을 고장 나게 만들었고, 그 결과 혼자 있는 상황을 생존의 위협으로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심담허겁'이라 하여, 심장과 담력이 약해져 작은 자극에도 크게 놀라는 상태로 봅니다.
몸의 기력이 회복되고 신경계가 안정되면, 지금 느끼시는 그 압도적인 공포도 점차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올 것입니다.
스스로를 비난하기보다는 고장 난 경보기를 수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